[앵커]
취임 후 첫 영수회담이 진짜 이뤄지는 걸까요.
아는 기자, 정치부 유승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.
[질문1] 대통령이 달라진 겁니까?
그렇습니다.
확실하게 바뀐 모습입니다.
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에게 이번 만남 성사가 무슨 의미인지 물어봤거든요.
한마디로 "이재명 대표를 국정 파트너로 인정한 것"이라고 설명하더라고요.
그동안 대통령실을 비롯한 여권은 이 대표를 재판 받는 피의자로 인식해 1대1로 만나는 것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던 게 사실이거든요.
이런 인식이 완전히 바뀐 거죠.
[질문2]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단 둘이 만나는 그야말로 영수회담이라고 봐도 되는 건가요?
그렇게 봐도 됩니다.
일단 만남이 성사되면요.
윤 대통령과 이 대표, 그리고 양측의 비서실장들과 대변인 정도 배석해 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.
여당인 국민의힘 대표나, 다른 야당들 모두 빼고 사실상 단 둘이 만나는 거죠.
윤 대통령은 총선을 앞둔 올해 초 신년 대담에서 영수회담이라는 단어는 물론, 회담 자체에 부정적이었습니다.
[신년 특별 대담 (지난 2월)]
"영수회담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이제 없어진 지 꽤 됩니다. 영수회담이라고 한다면 여당의 또 지도부를 대통령이 무시하는 그런 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좀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."
그런데 이번에는 "명칭은 영수회담이든 뭐든 상관하지 않겠다"는 의중을 내비쳤다고 대통령실 핵심관계자가 전하더라고요.
야당 대표는 여당 대표가 만나야한다는 인식, 영수회담은 대통령이 당 총재시절에나 했던 구태의연한 관습이라는 인식, 대통령의 두 가지 인식을 모두 바꾼 겁니다.
특히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건넨 이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.
"앞으로는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통화도 하면서 국정을 논의하자"고요.
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 자주 만나 대화하는 국정 파트너로 대하겠다는 겁니다.
[질문3] 국정 파트너와 영수회담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바뀐 거네요. 그러면 대통령은 왜 바뀐 겁니까?
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이것도 물어봤습니다.
"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민심을 수용한 것"이라고 답하더라고요.
윤 대통령, 총선 이후 참모들에게 "국민을 위해서 못할 게 뭐가 있냐"고 했었는데, 그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.
하지만 속내를 보면 오늘 발표된 대통령 지지율도 무관치는 않아 보입니다.
한번 볼까요.
3월 첫째 주 39%였던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, 하락세를 보이더니 오늘 발표된 조사에서는 23%까지 내려왔습니다.
취임 후 최저치입니다.
더 심상치 않은 건 보수층 민심도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겁니다.
먼저 정치 성향이 보수인 응답자들을 보면요.
총선 전에는 대통령 평가가 긍정 65%, 부정 27%로 긍정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요.
3주 뒤인 오늘 발표된 조사에서는 긍정 45%, 부정 46%로 큰 차이가 없어졌습니다.
국민의힘 지지자로 봐도 대통령 지지율이 3주 새 20%p나 빠졌습니다.
총선 이후, 보수층마저도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니까, 돌파구가 필요했겠죠.
[질문4] 시점은요? 왜 지금 제안한 겁니까?
한마디로 진퇴양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.
지금 국무총리 등 인선이 시급한데, 편한 보수나 친윤 성향 인사를 앉히자니, 야당이 그럼 총리 인준 안 해줄거라 엄포를 놓고 있죠.
그렇다고 야권 인사를 검토하면서 박영선, 양정철 카드설이 나오면서 앞서 지지율 보신 것처럼 보수층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.
취재를 해보니, 사실 대통령은 이번 인선을 마무리하고 이 대표에게 만나자고 제안할 생각이었다고 하더라고요.
그런데 인선이 꽉 막힌 상황이니 애초 하려고 했던 영수회담 카드로 인선 난항 국면까지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.
[질문5] 두 사람이 만나면, 대통령은 뭘 제안할 것으로 예상됩니까?
일단 인사 문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.
그 가운데 야당 동의가 필수적인 국무총리 인선 이야기 나오겠죠.
대통령이 영수회담 전 국무총리 후보를 발표할지도 관심입니다.
앞서 보도해드렸지만, 대통령에게 총리 추천권과 장관 2~3곳 추천권을 야당에 넘기거나 협의하는 '거국 내각' 구성안이 건의됐는데요.
회담 때까지 총리 후보를 발표하지 않을 경우 아예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 때 총리 후보를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.
[질문6] 이 대표는 왜 대통령을 만나는 건가요?
이 대표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영수회담을 갖자고 꾸준히 요청해왔습니다.
알려진 것만 다 세봐도 8번 이나 됩니다.
왜 이렇게 요청을 했는지는 두 사람이, 단 둘이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어느 정도 가늠이 됩니다.
이 대표 입장에선 사법 리스크 이미지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요,
현직 대통령과 국정 파트너로 독대하는 명실상부 확실한 야권 대선주자로 발돋움 할 수 있겠죠.
한 마디로 체급이 더 커지는 겁니다.
또 이 대표로서도 총선 이후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.
그동안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켰던 각종 법안들, 대통령이 거부권을 써서 돌려보냈잖아요.
야당 대표로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폭이 한정돼 있었는데, 이번 영수회담으로 그 폭을 더 확장시킬 수 있는 거죠.
[질문7] 그럼 이 대표는 뭘 제안할 것으로 예상되나요?
이 대표 측을 취재해보니,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정치 얘기에 주력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합니다.
대통령과 풀 수 있는 민생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하는데요.
이미 이 대표가 오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전국민 25만 원 민생회복 지원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고요.
얼마 전 당 긴급 회의에서 밝혔던 신용 사면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습니다.
첫 만남인 만큼 무리한 요구로 판을 깨기 보다는 민생을 챙기는 수권정당의 이미지와 성과를 챙기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데, 만남 전에 실무협상을 한다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.
지금까지 아는기자 정치부 유승진 기자였습니다.
유승진 기자 promotion@ichannela.com